애플노트북 고를 때 후회 줄이는 방법

얼마 전 노트북을 바꾸려는 친구가 애플노트북은 무조건 프로를 사야 오래 쓰는지 물었다. 그런데 평소 하는 일을 들어보니 문서 작성, 화상회의, 사진 정리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경우엔 가장 비싼 모델보다 들고 다니기 편한 모델이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노트북은 성능표를 보는 시간보다 매일 가방에 넣고 화면을 여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이다.
에어와 프로는 하는 일부터 구분하기
맥북 에어는 웹 검색, 강의 시청, 문서 작업, 가벼운 사진 편집처럼 일상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여러 앱을 동시에 열어두는 정도라면 에어부터 살펴볼 만하다. 카페나 학교, 사무실을 오가며 쓴다면 얇고 가벼운 몸체가 특히 반갑다.
맥북 프로는 긴 영상 편집, 복잡한 그래픽 작업, 대형 개발 프로젝트처럼 높은 부하가 오래 이어질 때 고려할 만하다. HDMI 단자나 SD 카드 슬롯을 자주 쓰는 사람에게도 편하다. 예를 들어 촬영한 영상을 카드에서 바로 옮기고 외부 모니터에 연결하는 일이 매일 있다면, 어댑터를 챙기는 수고까지 비교해야 한다. 반면 영상 몇 개를 가끔 자르는 정도라면 작업 이름에 ‘편집’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프로를 고를 필요는 없다.
화면 크기는 책상보다 이동 경로를 생각하기
같은 에어라도 13형과 15형의 느낌은 꽤 다르다. 애플의 현재 제품 사양을 보면 13형은 약 1.23kg, 15형은 약 1.51kg이다. 숫자로는 280g 차이지만 충전기와 책을 함께 넣고 매일 이동하면 체감이 달라진다. 지하철에서 꺼내 쓰거나 작은 카페 테이블을 자주 쓴다면 13형이 편할 수 있다.
반대로 집이나 사무실에서 한 자리에 놓고 작업하는 시간이 길다면 15형의 넓은 화면이 유용하다. 문서 두 개를 나란히 띄우거나 표를 보면서 메일을 쓸 때 창을 덜 오가게 된다. 14형 프로의 무게도 모델에 따라 약 1.55kg부터 시작하니, 화면 크기만 보고 휴대성을 짐작하지 않는 편이 좋다. 가능하다면 매장에서 평소 쓰는 가방에 들어갈 크기인지, 무릎 위에 올렸을 때 편한지도 직접 확인해 보자.
메모리와 저장 공간은 다른 기준으로 고르기
메모리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때 필요한 공간이고, 저장 공간은 사진과 파일을 쌓아두는 공간이다. 둘 다 ‘용량’이라고 부르지만 부족할 때 겪는 불편은 다르다. 브라우저 탭을 많이 열고 화상회의를 하면서 문서와 사진 편집 앱까지 함께 쓴다면 메모리를 먼저 살펴야 한다. 반면 여행 사진과 영상 원본을 노트북에 계속 보관한다면 저장 공간이 빠르게 찬다.
현재 애플이 안내하는 맥북 에어 구성은 16GB 메모리와 512GB 저장 공간부터 시작한다. 이 구성이 누구에게나 넉넉하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노트북에서 사용한 저장 공간을 확인해 보면 판단이 쉬워진다. 이미 400GB를 쓰고 있다면 새 노트북의 512GB도 금세 답답할 수 있다. 반대로 파일을 주로 클라우드나 외장 저장 장치에 보관한다면 저장 공간을 무작정 늘릴 이유는 적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자신의 불편을 먼저 떠올려 보자. 앱을 여러 개 켰을 때 느려지는 게 걱정인지, 파일을 옮기며 빈 공간을 만드는 일이 귀찮은지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주문 전에 원하는 메모리와 저장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나중에 바꿀 생각으로 가장 낮은 구성을 고르면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구매 버튼을 누르기 전 확인할 것
애플노트북을 처음 쓴다면 운영체제도 성능만큼 중요하다. 회사에서 쓰는 업무 프로그램, 학교 시험 프로그램, 자주 하는 게임이 맥에서 실행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이라도 맥용 기능이 다를 수 있다.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 하나라도 있다면 ‘맥 지원’이라는 말만 보지 말고 자신이 쓰는 기능까지 확인하는 게 좋다.
- 매일 이동한다면 본체 무게에 충전기와 가방 무게까지 더해 생각하기
- 외장 모니터, USB 기기, 카메라 카드를 쓴다면 필요한 연결 단자 확인하기
- 현재 노트북에서 실제로 사용 중인 저장 공간 확인하기
- 업무나 수업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의 맥 지원 여부 확인하기
배터리 사용 시간도 제품에 적힌 최대 시간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화면 밝기와 실행하는 앱, 화상회의 횟수에 따라 실제 사용 시간은 달라진다. 콘센트를 찾기 어려운 곳에서 오래 일한다면 자신의 하루 작업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가격과 기본 구성은 구매 시점에 바뀔 수 있으니 마지막에는 애플의 판매 화면에서 선택한 사양을 다시 확인하면 된다.
내가 친구에게 권한 방법은 간단했다. 가장 무거운 작업을 한 번 떠올리고, 그 작업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하는 일보다 매일 들고 다니며 반복하는 일이 선택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그렇게 고르면 애플노트북의 이름이나 등급보다 내 생활에 맞는 한 대가 먼저 보인다.
